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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의 술래잡기 : 불운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2017년에 난생 처음 일본여행을 갔었다.
일본 여행은 살면서 생각조차하지 않았던 나인데... 교토를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내가 방문했던 시기는 3월 말. 만개한 벚꽃을 감상할 요량으로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사카에 도착해서 1시간을 달려 교토에 도착했지만, 벚꽃은 아직 피지도 않은 상태.
여행하는 이틀동안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앙상한 벚꽃나무요,
그 나무에 핀 것이라고는 초록색 벚꽃 망울뿐.
정말 운이 없었던 여행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날. 어느 강변에서 몇 송이의 벚꽃을 발견했고, 그 발견에 너무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 일을 하면서, 여행사진을 보며 나름의 행복감을 충전하곤 했다.
그런데 핸드폰을 바꾸면서 사진을 백업하지 않은 나머지, 나의 2017년 교토의 추억은 싸그리 몽땅 사라지고 말았다.
Againg Kyoto ; 벚꽃놀이의 재도전.
2018년 봄. 나는 다시 한 번 교토에 가기로 했다.
작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4월 초에 여행을 갔는데....
이번엔 개화시기가 빨랐던지라, 벚꽃의 끝물에 여행을 하게 되었다.
다 떨어져버린 벚꽃잎과 휑한 벚꽃나무. 나름 여행운은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일본은 나랑 맞지 않는 것인가?!
다시 찾은 교토의 봄. 만개한 벚꽃을 찾겠다고 그나마 낙화시기가 늦는 북쪽으로 향했다.
산 속에 있는 어느 사찰이었는데,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만개한 벚꽃을 만날 수 있었다.
두 번째 찾은 교토여행에서는 좀 더 여유롭게 즐기고 왔던 것 같다.
갈 때마다 인상깊었던 <아라시야마>라는 곳에서 하루를 머무르고 싶었고, 2019년에 다시 찾아가보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2018년의 여행이 내인생의 마지막 일본여행이 되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간단히 교토여행에 관한 포스팅을 시작해보겠다.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우동 : 교토역에서 만난 인생 우동집
오사카공항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교토에 도착했던
첫 번째 여행에서 만난 우동가게다. 교토 역 안에 있는 점포였다.
가게 앞에 있는 무인발권기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매장안으로 들어가서 먹으면 되는 곳이었다.
일본어의 '일'자도 몰랐던 나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젤 많이 누르는 버튼을 유심히 관찰한 끝에 그 우동을 먹기로 했었다.
내가 고른 우동은 <유부우동>이었다. 유부우동은 처음 먹어봤는데, 입에 딱 맞았다.
큼지막한 유부피에 베인 우동국물향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드디어 너를 보았어 : 만개한 벚꽃
1전 2기(?) 끝에 만개한 벚꽃을 만났다. 비록 꾸역꾸역 북쪽으로 올라가 어거지로 만난 벚꽃이었지만....
그래도 만개한 벚꽃을 보고 있으니, 힘들었던 것들을 모두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장범준 님 덕분에, 봄 하면 <벚꽃엔딩> 노래와 함께 자연스레 벚꽃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2019년에도 노래와 함께 벚꽃을 구경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벚꽃은 이제 엔딩이다.
나의 교토 최애 여행지 : 하루 머물며 즐기고 싶었던 아라시야마
2017년 처음 방문했던 교토여행의 일정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장소는 단언코 <아라시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아라시야마는 교토하면 떠오르는 나만의 최애 여행장소다.
나는 첫 여행 때 아라시야마에 버스를 타고 갔었고, 다음 해에는 란덴열차를 타고 갔었다.
두 번째 방문한 여행에서는 잠시 비가 흩날려서, 자연의 청량감을 맛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아라시야마는 산 속에 있어서,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기후를 띄는 장점 덕분에 별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길거리 점포에서는 다양한 주전부리와 기념품을 팔고, 특히 두부정식이 유명하다고 해서 맛봤던 기억이 있다.
아라시야마 입구에서 조금만 더 걸어 들어가면 <치쿠린>이라는 대나무 숲을 만날 수 있는데,
울창하게 뻗은 대나무 사이를 산책하는 동안, 마음과 정신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로컬 느낌 물씬 나는 음식 : 숙소 근처 노점에서 만(맛)나는 다코야끼와 스키야끼. 그리고 당고
여행을 하면 하루에 늘 15,000~20,000보는 걷는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든 도보 여행이지만, 먹는 것으로 그 힘듦을 보상하는 재미도 있다.
여행에서 가장 기억나는 먹거리는 저녁으로 먹었던 다코야키와 스키야끼다.
물론 같은 날 2가지 음식을 다 먹은게 아니다.
여행 첫째날 저녁과 둘째날 저녁에 먹었던 음식인데,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을법한 노점에서 즐겼던 식사였다.
다코야키집은 단일메뉴여서 주문하기 수월했는데...
스키야키집에서는 메뉴판의 음식이름이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종업원이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주문하는데 어려웠었다.
번역기를 돌려보고, 검색을 해보고 갖은 방법으로 주문을 하려고 했지만 주문 진행불가ㅋㅋㅋ
결국 맞은편에 앉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먹고 있는 것과 같은걸로 달라고 했다.
그런데 주문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화로에 얹힌 석쇠에 한 점씩 구워먹는 즐거움.
작은 노점에서 즐기는 소소한 행복이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먹는 달달한 간장소스를 바른 떡. 당고도 잊을 수 없다.
엄청 짤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한 입 베어물었는데, 너무 짜지도 않았고 떡과 소스의 조합이 상당히 좋았었다.
한국에 와서 당고를 못잊어 당고가게에 찾아갔다는 후문이....
너의 매력에 빠졌다 : 한껏 꾸민 시바
여행을 하며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이것 저것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며, 맛있는 것도 먹었다.
그런데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특이하게도 여행의 마지막 날 기온 거리에서 만났던 시바견이다.
사진으로 찍은 기모노 입은 시바견도 귀여웠지만,
목에 빨간색 스카프를 두른 시바견이 개인적으론 제일 귀여워보였다. (사진을 못 찍어 안타까움)
그런데 시바는 왜 빨간색 스카프를 하고 다니나요??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ㅎㅎ
여행의 마지막까지 든든하게 : 간사이공항에서 먹는 라멘과 콜라 한 병
두 번뿐이긴 했지만, 교토여행은 공항에서 라멘과 콜라 한 병으로 마무리 한다.
짐을 부치고 공항 내에서 맛보는 음식. 블로그에서 유명해서 찾아갔던 곳인데, 이름값을 하는 곳이었다.
뜨끈한 국물을 한 입 먹으면, 여행의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
라멘 한 그릇을 다 먹고 콜라로 입가심을 하면, '이번 여행도 즐거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나는 2019년부터는 봄맞이 여행으로 일본을 가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나의 지난 17,18년 교토여행은 이제는 다시 못 가게 될 추억이 되었다.
추억을 머금고 써보았던 포스팅을 이렇게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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