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회사에서 조기퇴근을 시켜줬습니다. 다행힌것은 와이프 회사도 명절이니 일찍 퇴근하라고 했답니다. 저와 와이프는 평소보다 일찍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을 했고, 엇비슷하게 집에 도착했어요. 일찍 퇴근도 했고 연휴도 시작되겠다. 저희는 오랜만에 맛있는 초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목적지는 퇴근길에 눈여겨 봐뒀던 스시집. 간편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문을 닫았어요... 코로나때문에 망한건지, 명절때문에 운영을 안하는건지.. 굳게 닫힌 가게 문에는 별도 안내가 붙어있지 않네요. 어쩔 수 없이 다른 스시집을 가기로 했습니다. 와이프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주변 초밥 맛집을 검색했고, 별점이 높은 곳을 가보기로 했어요. 이날 저희가 방문한 초밥집은 '스시 유다까'였는데, 가게 이름에서 뭔가 스시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나는 것 같았습니다. '유다까'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지만 일본어를 모르기에 넘어가기로 하고... 일단 가게로 들어갔어요. (후까님 도와주세요..ゆたか 가 무슨뜻인가요?)
숙성회가 정말 맛있는 '유다까'
인터넷에서 별점이 높아서 찾아오게 된 '유다까'입니다. 한적한 동네 한켠에 위치해 있는 스시집으로 외관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이른 저녁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스시 유다까'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고 브레이크타임은 오후 2시 반 부터 5시까지네요. 일요일은 정기 휴무라고 하는데, 특이하게 오후 4시부터 영업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쉬는것도 아니고 안쉬는 것도 아니여~) 가게 벽엔 원산지 표시가 있었는데, 연어를 제외한 모든 생선이 국내산이었어요. 원산지를 속이지 않겠지만 국내산이라고 하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스시 유다까'의 메뉴는 다양했습니다. 먼저 사시미 정식 코스 메뉴가 있었는데, <모듬회+해산물+구이+조림+식사+탕or우동>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1인당 가격은 코스에 따라 다르고 인당 2만6천원부터 5만원까지 다양합니다. 2인 이상 주문가능한 점 참고해주세요. 코스요리 외에도 초밥과 숙성회, 단품메뉴가 있네요. 원래 저희는 초밥을 먹으러 왔는데, 메뉴를 보니 숙성회가 더 땡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모듬회를 먹기로 했습니다. 2명이니 2인(소) 모듬회를 시킬줄 아셨다면 경기도 오산. 저희는 둘이지만 회라면 3인분도 거뜬해요. 3인(중) / 5만원짜리를 주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간장게장과 전어샐러드, 삶은 소라가 나왔어요. 모듬회인지라 회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스끼다시가 나오네요. 푸짐한 상차림으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간장게장은 4조각이 나왔는데 살이 실하게 차있고, 간장이 짜지 않아서 그냥 먹어도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달큰하니 계속 껍질을 쪽쪽 빨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전어샐러드는 처음 맛봤는데 식감이 이색적이었습니다. 가시를 완전히 바르지 않은 세꼬시 느낌이었어요. 가을하면 전어가 유명하죠? 전어구이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전어를 회로 먹는 것도 맛이 좋네요. 마지막으로 삶은 소라는 부들부들한게 초장을 찍어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게 소라만 따로 주문해서 먹고 싶을 정도였어요.
스끼다시를 다 먹으면 메인 메뉴인 '모듬회'가 나옵니다. 모듬회답게 다양한 생선들이 놓여있습니다. 3인분이라서 회가 3점 또는 6점씩 '3의 배수'로 놓여있네요. 모듬회의 구성은 활어회계의 스테디셀러급인 광어와 우럭이 있고, 연어와 참치. 그리고 도미가 나옵니다. 모든 회가 숙성회(선어)여서 식감이 매우 쫀득하고 찰졌는데요. 연어는 샐러드와 함께 먹고, 참치는 무순과 함께 김에 싸서 참기름에 찍어먹는 그 맛이 일품이죠. 모듬회 중에서 특히 도미와 광어지느러미 부분이 제 입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회를 다 먹어갈 때쯤 가자미튀김과 연어머리 구이가 나왔는데요. 가자미튀김은 탕수육 소스 같은게 뿌려져있었어요. 지난번 제주도 여행에서 먹었던 통우럭 튀김(궁금하다면 클릭!!) 과 비교해가며 맛을 봤는데, 가자미 튀김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어두일미라고 생선의 가장 맛있는 부분은 머리라고 하는데요. 연어머리 구이는 처음 먹어보는데 어떤 맛일지 궁금했습니다. 생선 눈이 그대로 보이는 머리부분이라 비위가 약하신 분은 먹기에 좀 꺼려지실 수도 있는데요. 약간 먹기에 머뭇거려지긴 했으나,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머리에도 살이 많이 있어서 놀랐어요. 살코기를 발라 한입 먹었는데, 음.... 그렇게 맛있지는 않고 조금 많이 비립니다. 조리를 잘못한건지 맛이 원래 이런건지 잘 모르겠네요. 한두번 먹고 더이상은 손이 안가는 음식이었어요.
마지막으로 매운탕이 나왔습니다. 지리탕과 매운탕을 선택할 수는 없었어요. 사실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는데, 지리탕을 원하시면 미리 부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횟집에서의 배부름과 느끼함은 매운탕 국물로 씻어주는게 제맛이죠. 마치 삼겹살을 구워먹고 라면으로 마무리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너무 배가 불러서 밥은 먹지 않고 국물 위주로 먹었는데요. 야채도 신선하고 살코기도 많이 들어 있어서 회만 먹고 배가 안찬다 하는 분은 공기밥 하나 추가해서 드시면 좋을 것 같았어요. 국물은 얼큰하면서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초밥을 먹으러 갔다가 모듬회를 먹고 온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웬만하면 여름에 회를 먹지 말라고해서, 지난 여름동안 '금(禁)회'를 했었는데요. 날씨도 선선해지고 입맛도 올라오는 가을에 맛보는 회여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숙성회라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에는 간단히 초밥이나 회를 드셔보시는 건 어떠세요? 어쩌면 가을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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