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닐기 입니다:D 오늘은 결혼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인 '축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고 합니다. 이 포스팅을 읽고 계신 기혼자님들께서는 축가를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궁금하네요. 보통은 지인 또는 친구를 통해 축가를 부탁하거나, 아니면 돈을 주고 축가 전문가수를 고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저희는 이런 것보다 더욱 의미있는 축가를 진행했어요. 그것은 바로 '축가 직접 부르기'였습니다. 사실 축가는 제가 와이프에게 불러주려고 미리 계획하고 있었는데, 결혼 식순을 이야기하면서 같이 부르는데 의견이 모아졌어요. 제가 생각했던 축가는 사랑의 불시착 O.S.T 중 아이유 님이 부른 '마음을 드려요'였는데, 둘이 부르기엔 별로여서 듀엣곡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함께 부를 축가 리스트를 몇 곡 뽑았고, '아로하'와 'All for you'가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공교롭게도 쿨(COOL)이 부른 노래네요. 두 곡 모두 좋지만 저희는 'All for you'를 부르기로 결정했고, 서인국&정은지 님이 리메이크한 버전으로 골랐습니다.
부를 축가를 고르긴 했는데...
고심끝에 축가를 고른 저희는 바로 연습 하기로 했습니다. 연습도 연습이지만, 당장 시급한 문제는 MR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음원사이트에서 찾아봤는데, 다양한 버전의 MR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음악 편집이 필요한 거였습니다. 사실 저희는 곡 전체를 부르지 않고, 1절과 후렴부분을 부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음악 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어요. 이럴 때 누군가 짠 하고 나타나서 도와주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았는데, 감사하게도 그 누군가가 '짠!!' 하고 나타나 주었습니다. 가수 씨엘님께서 보컬 레슨과 음악편집, 녹음까지 도와주시기로 하신거였어요!!
2020/01/07 - [끄적끄적] - 일산 덕이동 씨엘실용음악학원 : 생생한 오픈행사 참석 후기
일타강사 원장님께 직접 받는 보컬레슨
이렇게 저희의 보컬레슨은 지난번 포스팅을 통해 소개했던 가수 CIEL(씨엘)님이 운영하시는 <씨엘실용음악학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결혼준비로 한창 바쁜 저희를 위해, 특별히 토요일 오후 시간을 2주나 비워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처음 방문한 날에는 MR 작업과 간단한 녹음, 보컬 레슨을 받았고요. 두번째로 방문한 날에는 일주일간 갈고 닦은 노래를 심사받고, 피드백 및 교정을 받았어요. 거기에다가 곡 전체를 녹음하는 작업까지 했습니다. 왜냐하면 결혼식 당일 긴장해서 노래가 마음대로 안될까봐, 저희가 직접 부른 노래를 MR로 사용할까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그냥 MR을 사용했고, 당일 저희는 떨지 않고 잘 불렀다고 합니다....
바쁜 시간이지만 씨엘님은 저와 와이프가 부르는 노래를 직접 들어보고, 고쳐야 할 부분을 꼼꼼히 체크해주셨어요. 남 앞에서 노래하는거라 어색하고, 특히 가수 앞에서 부르는거라 상당히 떨렸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아마추어니까 괜찮아요. 할 수 있는데까지 열심히 불러봤습니다. 부를 때는 몰랐는데, 마이크를 통해 녹음된 저희의 노래 목소리를 들어보니, 내 목소리가 세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녹음을 듣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호흡이 부족한지, 고음 처리가 미숙한지... 비전문가인 저희도 나름 알아챌 수 있었어요! CEIL(씨엘)님께서 강조해주신 부분을 악보와 마음속에 새기고, 그렇게 1차 연습을 끝마쳤습니다.
결혼 일주일 전, 처음이자 마지막인 리허설!!
그렇게 1주일동안 출퇴근 내내 운전하는 차에서 연습하고, 집에서 서로 전화하면서 호흡도 맞춰보고... 연습에 연습을 더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으니!! 제가 가사를 잘 못외우는 거였어요. 와이프는 워낙 노래를 좋아해서 이미 가사를 꽤차고 있었지만, 저는 가사보다 멜로디를 듣자는 주의기 때문에, 많이 들어봤던 노래지만 가사를 하나도 모르고 있었어요. 게다가 저는 가사를 못외우는 불치병이 있어요. 일단 외우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여 최대한 노래를 많이 불러 입에 익히는 계획을 했고, 많이 불러보다보니 가사가 입에 익으면서 자연스레 외워지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너무 열심히 한 탓에 목은 약간 쉬기까지 했어요 ㅠ
두 번째 방문한 이날. 저희는 연습한 노래를 점검받았는데, 빈말인지 모르겠으나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피드백을 받게 되었어요. 덕분에 자신감도 무척이나 상승했답니다. 이렇게 어깨 뽕을 장착하고 녹음 부스에 들어가 마지막으로 노래를 불러보며 연습했습니다. 와이프는 헤드셋을 쓰고 녹음부스에서 노래불러보는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축가연습을 하며 소원성취도 하게 되었네요! 열심히 노래부르고 녹음한 파일을 들어봤는데, CIEL(씨엘)님의 지도편달로 인해 확실히 처음 왔을 때보다 실력이 늘어있습니다.
결혼 일주일 전. 저희는 이렇게 축가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결혼식에서 함께 마주하며 부른 축가도 성공적이었습니다. 비록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저의 삑사리가 있었지만요..ㅎ (너무 잘 부르면 인간미 없어요 +ㅁ+) 소중한 추억이 될 결혼식에서 와이프와 함께 부른 축가를 통해, 저희의 결혼식이 한껏 더 의미가 깊어졌던 것 같아요.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신혼부부들께서 이 포스팅을 보신다면! 누군가가 불러주는 축가가 아닌, 결혼 당사자인 신랑과 신부가 직접 부르는 축가를 준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희도 너무 뜻깊고 만족했던 축가지만, 더욱 기분 좋았던 것은 노래실력을 떠나 찾아와주신 하객분들께서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을 되게 많이 해주셨던 거에요.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직접 부르는 결혼 축가! 절대 후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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