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생일을 맞아 몽중헌 안국점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딤섬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몽중헌은 소문대로 딤섬이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요리와 식사류의 맛도 일품인 중식당이었어요. 가격대는 조금 있었지만 맛이 좋아서 종종 방문할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
음식 맛과 함께 몽중헌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분위기가 좋고 룸에서 식사가 가능한 점 때문이었는데요.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 및 상견례, 청첩장 모임장소로 손색이 없는 분위기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외식을 하기 어려운 요즘. 예약을 통해 룸에서 안전하고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이날 저희 부부는 딤섬 스페셜 코스 런치를 먹었는데, 아내가 먹고 싶다던 딤섬도 종류별로 골라 먹을 수 있었고 맛있는 요리와 식사에 후식까지.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습니다. 몽중헌 소개에 앞서 딤섬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리며 이번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딤섬은 어떤 음식일까?
홍콩이나 홍콩에 인접한 중국 남부 광둥지역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딤섬을 먹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곳에 가 본 적이 없어도, 음식점이나 뷔페에서 딤섬을 드셔본 분들도 많을 거예요. 예쁘게 모양을 잡고, 알록달록한 식재료로 포인트를 줘서 보기에도 예쁜 딤섬은 어떤 음식일까요? 딤섬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딤섬은 표준 중국어(북경어)로 하면 点心(diǎn xin, 디엔 씬)이라고 합니다. 이때 点(diǎn 디엔)은 점이라는 뜻이고, 心(xin 씬)은 마음을 뜻합니다. 그 뜻을 풀이하면 '마음에 점을 찍다'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음에 점을 찍듯이 '간단히 먹는 간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흔히 딤섬을 머리 속에 떠올리면 대부분이 만두 이미지가 떠오르실텐데요.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상식. 딤섬은 만두 뿐만 아니라 간단히 먹는 간식을 통칭하고 그 종류도 2,000여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은 딤섬을 한글로 변환하면 '점심'으로 표기할 수 있는데, 이 점심은 우리가 먹는 그 점심과 같은 한자입니다. 아침과 저녁 사이에 간단히 먹는 식사여서 우리는 이걸 점심으로 불러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현대에 살고 있는 프로 다이어터 분들에겐 간단히 먹는다는 뜻의 점심이 마음껏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유일하고 풍성한 식사가 될 수 있으니 예외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딤섬. 이제는 알고 골라 먹자
중국어를 알면 재미있는게 음식 이름에 재료와 조리법이 쓰여있다는 것인데요. 우리가 알고 있는 꿔바오로우(锅包肉)를 예로 들자면 꿔바오로우의 锅(guō 꿔)는 솥이나 가마를 뜻하고 包(bāo 바오)는 감싸다, 肉(ròu 로우)는 고기를 뜻합니다. 그 뜻을 풀이하자면 고기를 감싸서 가마에서 조리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실제로 꿔바오로우는 돼지고기를 감자전분 옷을 입혀 가마에서 튀겨내어 새콤 달콤한 소스를 가미한 음식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딤섬은 간단히 먹는 간식이란 뜻으로 그 종류가 많지만,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대부분이 만두 종류입니다. 그런데 이 만두의 종류 또한 다양해서 어떤 걸 먹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두나 기름에 튀기는 것, 떠먹거나 국수처럼 생긴 것처럼 종류가 다양한 딤섬도 그 이름에서도 생긴 모양을 유추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 餃 [ 표준 중국어 饺 jiǎo / 한글표기 교 ] : 작은 투명한 모양
- 包 [ 표준 중국어 包 bāo / 한글표기 포 ] : 껍질이 두껍고 감싼 모양
- 賣 [ 표준 중국어 卖 mài / 한글표기 매 ] : 윗부분이 뚫려 속이 보이는 모양
몽중헌 안국점에 다녀오다
몽중헌은 여러 지역에 체인점이 있습니다. 이날 저희가 다녀온 곳은 안국점 입니다. 인터넷에 검색하니 오픈시간은 11시 반. 당일 예약이 가능한지 혹시나하는 마음에 11시에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었는지 다행히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12시는 점심시간 피크 시간대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13시 30분으로 예약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예약시간에 맞춰 도착한 몽중헌 안국점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건물 외관은 모던하면서 깔끔한 느낌이 들었고, 주차는 발렛 가능했습니다. 발렛비는 현금으로 3천원이니 주차가 필요하신 분은 이용에 참고해주세요. 발렛을 맡기고 입구에 들어서 발열체크와 QR체크인을 했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길. 계단 위에 있는 조명이 은은하니 참 예뻤어요. 그리고 곳곳에 있는 병마용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는데, '중국여행을 온 것 같다'는 착각이 들게 해주는 소품이었어요.
3층으로 올라가는 길. 살짝 엿본 2층은 개방형으로 되어 있었는데요. 4인 기준 테이블이 10개 정도 있었어요. 저희가 안내받은 3층은 룸으로 된 독립적인 공간이었는데요. 2층보다 3층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고, 3층으로 안내해주신 직원분에게 감사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식사를 한 룸에는 테이블이 2개 있고 파티션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운이 좋았던 것은 늦은 점심 시간대에 방문해서였는지 저희가 도착했을 때 옆 테이블 식사가 마무리되어 집에 가는 분위기여서, 덕분에 저희 부부는 룸에서 단독으로 마음놓고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몽중헌을 예약하시는 거라면 주말 13시 30분, 3층으로 예약하시길 강추합니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는 특이한 걸 하나 발견했어요. 몽중헌이라고 한문으로 된 글씨가 흰 편지봉투에 찍혀 있었는데요. 왠 편지봉투인가 했는데, 마스크를 담아두는 봉투라고 합니다. 소소하지만 손님의 편의를 생각한 작은 배려가 좋았어요. 청동 유물같이 만들어 놓은 벨도 인상 깊었고, 작은 촛불도 켜주셨습니다. 분위기를 위해 초를 켜주시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차를 따뜻하게 해주는 용도였습니다.
몽중헌 딤섬 스페셜 코스
몽중헌 메뉴판을 보니, 참 다양한 코스와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딤섬을 많이 먹고 싶어 방문했는데, 딤섬만 먹기에는 배가 안 차고 물릴 수도 있을 것 같아 딤섬과 요리가 함께 나오는 '딤섬 스페셜 코스 런치'를 주문했습니다. 딤섬 스페셜 코스 런치의 구성은 딤섬 6가지와 류산슬, 셰프의 추천요리와 식사 및 후식으로 되어 있는데요. 가격은 1인당 45,000원이었고, 딤섬은 쪄서 만든 것 4가지와 튀긴 것 2가지를 골라야 했습니다. 그리고 셰프추천요리도 돼지고기 탕수육, 팔보채, 칠리새우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어요.
방문 전 검색해보니 몽중헌의 가장 맛있는 딤섬은 구채교와 하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2가지 딤섬을 베이스로 깔고 상하이소룡포, 소매, 전교자, 당초운탄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딤섬 스페셜 코스는 앞서 고른 6가지의 딤섬이 종류별로 1개씩 나옵니다. 저희가 고른 딤섬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참고해주세요.
- 구채교 : 새우와 부추가 어우러진 딤섬 (단품 3PCS / 9,800원)
- 하교 : 통새우가 씹히는 딤섬 (단품 3PCS / 9,800원)
- 상하이소룡포 : 상하이식 돼지고기 딤섬 (단품 5PCS / 11,000원)
- 소매 : 돼지고기와 새우가 어우러진 딤섬 (단품 4PCS / 9,800원)
- 전교자 : 돼지고기와 새우가 어우러진 튀긴 딤섬 (단품 3PCS / 10,500원)
- 당초운탄 : 부드러운 통새우를 춘권으로 싸 바삭하게 튀긴 딤섬 (단품 3PCS / 10,500원)
딤섬 스페셜코스 맛보기
제일 먼저 나온 건 게살스프와 밑반찬 입니다. 밑반찬은 짜사이와 무피클, 소금에 볶아낸 땅콩이 나왔는데요. 이 중에서 제 입에 가장 맞았던 건 무피클이었어요. 새콤달콤하면서 식감이 좋아 계속 리필해 먹게 되는 맛이었습니다. 혼자서 거의 무 반통을 먹은 것 같아요. 게살스프는 누구나 아는 걸죽한 식감. 게살과 계란이 잘 풀어져있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스프였는데요. 부담없이 속을 채워줘서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었습니다.
'딤섬을 먹으러 몽중헌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대했던 딤섬이 나왔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딤섬을 소개하자면 상하이소룡포, 하교, 구채교, 소매, 전교자, 당초운탄 순서입니다.
- 상하이소룡포 : 누구나 한번쯤 먹어본 일명 '샤오롱바오'라는 딤섬인데요. 육즙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요. 샤오롱바오 맛집을 몇군데 가본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육즙이 많고 맛있는 샤오롱바오는 처음일 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 하교 : 중국어로 새우만두를 뜻하는데요. 통새우 한마리가 들어가 있는데, 입안 가득 해산물의 신선함이 차오른는 기분 좋은 맛이었습니다.
- 구채교 : 중국어로 부추만두 입니다. 부추는 중국어로 지우차이(구채)라고 부르고, 쟈오(교)는 만두를 뜻하는 쟈오즈(교자)를 말합니다. 부추와 새우를 다져서 만든 구채교. 왜 사람들이 몽중헌의 대표 딤섬이라고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 소매 : 딤섬집에서 한번쯤 들어보셨을 '샤오마이'라는 딤섬이예요. 돼지고기와 새우를 잘게 다져서 만든 딤섬인데, 해산물과 육류의 조화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 전교자 : 쉽게 말해 기름에 구운 튀긴 만두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소매와 내용물이 같은데 튀겨낸 딤섬이었어요.
- 당초운탄 : 처음보는 딤섬이었는데요. 춘권으로 싸서 튀겨낸 딤섬으로 비주얼이 특이해서 인상적인 음식이었어요.
게살스프를 시작으로 딤섬 6개를 먹었을 뿐인데, 배가 불러 왔습니다. 하지만 식사를 여기서 멈출 수 없죠. 류산슬과 팔보채, 식사와 후식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딤섬을 다 먹고 조금 기다리니 류산슬이 나왔습니다.
작년이었나요? 사랑의 재개발과 합정역 5번 출구로 인기를 끌어서 유명해진 중국요리죠. 류산슬은 각종 해산물과 죽순, 돼지고기 등을 넣어 볶아낸 요리인데요. 맛도 맛이지만 재료로 넣은 해삼이 정말 인상 깊었던 요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삼은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요리한 해삼이라면 몇개라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요리로도 주문해 먹고 싶었어요.
팔보채 역시 해산물로 조리한 요리였는데요. 8가지의 보물같은 재료를 담아 만들어낸 음식. 살짝 매콤한 감이 있어서 앞서 먹었던 음식의 느끼함을 조금 잡아주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먹으면서 느낀건데 몽중헌은 딤섬 뿐만 아니라 요리도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맛있게 요리를 먹은 다음 저희는 마지막으로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식사는 국룰대로 짜장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해야합니다. 아내는 짜장을 골랐고 저는 짬뽕을 먹기로 했는데요. 밀가루를 먹지 않는 저는 면을 빼고 공기밥을 하나 추가했습니다. 면 빼고 공기밥으로 대체 가능한지도 물어봤는데 안 된다고 해서 주문했어요. 공기밥 가격은 2천원이니 참고해주세요.
짜장은 아내가 먹었으니, 아내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장이 맛있고 면이 상당히 쫄깃하고 좋았다고 합니다. 짬뽕은 국물이 무척 진했는데요. 고기 국물을 먹는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단품으로 한그릇 먹어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식으로는 망고로 만든 샤베트 같은게 나왔습니다. 이름이 처음 들어보는거라 직원분에게 물어봤는데, 생소해서였는지 까먹었네요. 갈아 만든 망고를 살짝 얼린 것 같았는데, 식사 후에 먹으니 입안이 깔끔해지고 좋았어요. 한시간 넘게 코스요리를 먹고나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공기밥 한개를 추가해서 이날 저희가 먹은 음식값은 총 92,000원. 맛있는 딤섬과 요리에 식사까지 코스로 먹었으니, 이 정도 가격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몽중헌에서의 식사 후기
몽중헌 안국점에서 맛본 딤섬 스페셜 코스 런치메뉴는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딤섬은 중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류산슬과 팔보채는 단품으로 하나 시켜 먹어도 맛있게 먹었을 만큼 맛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짜장과 짬뽕도 일반 식사였지만 음식에서 깊은 맛이 느껴저서 상당히 좋았어요.
그리고 인테리어가 예쁘게 되어 있어서 분위기도 좋았는데요. 기념일에 다녀와도 좋을 것 같았스습니다. 딤섬 맛집 몽중헌 안국점에서 식사가 만족스러워 나중에 아기 백일잔치도 이곳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단체 식사가 가능한지 문의해봤는데, 아쉽지만 15명 내외 정도 식사할 수 있는 공간밖에 없다고 하네요. 아무튼 몽중헌 안국점은 재방문의사 충분히 있던 맛있는 중국 음식점이었습니다. 정말 맛있는 딤섬을 맛보고 싶다면, 몽중헌에서 한 번 드셔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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