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널리틱스 노닐기 짧은 사색 : 어쩌다보니 성큼 다가온 가을 - 놀고 적는 일기, 노닐기

노닐기 짧은 사색 : 어쩌다보니 성큼 다가온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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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을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힘든 시기를 겪음과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아내로 맞아 함께 행복한 시간을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이 맞다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1월 말부터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이 벌써 9월이니, 개월수로 따지자면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8개월이란 시간 중, '7.5개월 이상을 마스크와 함께 해온 것'이다. 처음에는 답답해서 몇초 끼고 있지도 못하겠어서 벗어버리곤 했던 마스크가, 이제는 하루종일 써도 문제없을 만큼 적응이 되었다. 마스크를 썼을 때 답답함보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즐기지 못하는 것들이 더 답답하다.

 

 

어제는 와이프와 어떤 유튜버의 브이로그를 봤는데, 영국 여행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영국에서 뮤지컬을 관람하러 가는 장면이 나왔는데, 뮤지컬을 보기 위해 도착한 극장 스케치 영상에 기분이 미묘해졌었다. 좁은 내부의 다닥다닥 붙은 의자에 앉아 사람들이 서로 웃고 떠들며 즐기는게 정말 행복해보였다. 동시에 당장이라도 여행갈 수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방구석에서 이렇게 랜선 여행을 즐기는 것에 슬퍼졌다. 영상을 보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끼고 있지 않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고, 좁은 곳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는 것이 놀라운 광경이었다. 지금으로써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옛날 일상생활이 행복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삶의 많은 것들이 바뀌어간다. 배달음식은 손에 잘 대지 않던 내가 요즘은 배달음식을 먼저 찾고 있다. 회사에 나가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고, 친구나 지인과의 모임 약속을 잡는다는 생각을 해본지도 오래다. 그리고 집앞에 잠깐 나갈때도 마스크를 챙겨나간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볼일 만 얼른 보고 집으로 돌아온다. 원래 집에 있는 것을 좋아했던 나이지만, 이렇게 장시간 집콕생활을 하고 있으니 집돌이에게도 벅찬 일상이다.

 

 

그러다 오늘 문득 하늘을 봤는데, 파란 하늘에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이 너무 평화로워보였다. 마치 흐르는 강물에 떠다니는 조각배 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모습같았고, 나는 그만 넋을 잃고 몇분을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에 바람에 나뭇잎이 부딪히며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절로 내 마음이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이번 여름엔 코로나만큼이나 지독했던 장마로 한달 이상을 우중충한 날씨에 살았던 것 같은데, 간만에 느끼는 맑고 쾌청한 날씨에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높은 하늘 아래 내리쬐는 햇빛을 느끼며, 잔디밭에 누워 아무생각없이 노래나 듣고 싶어지는 가을이 좀더 빨리왔으면 좋겠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8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으나, 남은 4개월은 코로나가 사그라들어서 일상을 살아가며 조금 더 행복하고 재미있는 기억들로 채워나갈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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