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널리틱스 파주 장단콩맛집 : 직접 만든 두부로 만든 묵은지전골 - 놀고 적는 일기, 노닐기

파주 장단콩맛집 : 직접 만든 두부로 만든 묵은지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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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반 전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출장때문에 한국에 잠시 들어왔던 날이었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오늘 시간있냐?"며 다짜고짜 묻는 친구. 마치 한국에 계속 있었던 사람처럼 말이다. 다행스럽게 그날은 스케쥴이 없어 집에 있었던 날이었다. 그렇게 친구는 우리집에 놀러왔고 오랜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또 다른 친구 하나가 보고 싶다며 연락을 했고, 그 친구도 우리집으로 왔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사는 이야기, 학창시절 이야기, 시시콜콜한 이야기 등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나중에 왔던 친구가 드라이브를 가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밖을 나섰다. 3~40여분을 자유로를 신나게 달렸다. 해는 뉘엿뉘엿 져가고, 배는 고파왔다. 뭐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집밥이 그리웠던 자취생이었던 우리는 집밥 느낌의 음식을 먹기로 했다. 친구 하나가 주변에 숨은 맛집이 있다고 추천을 했고, 우리는 그 곳을 향해 갔다. 있지도 않은 길을 따라 꾸불꾸불한 도로를 달린 끝에 산속에 도착한 음식점에 도착했다. '여기 장사하는 거 맞지?....'

 

 

 

이렇게 도착한 음식점은 장단콩맛집이라는 곳이었다. 가게이름에 자신있게 맛집이라고 적어둔 곳. 얼마나 맛이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담금주와 술병을 진열해둔 곳을 만나게 됐다. 주인장은 술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아니면 손님이 먹다가 놓고간 술병을 모으시거나... 외관에서도 오래된 느낌이 있었던 가게는 내부도 옛날 스타일이 물씬 묻어나는 곳이었다. 요즘 레트로 음식점이 유행인데, 이곳은 그냥 찐 옛날 음식점이다. 그 시절 가게가 그랬듯, 식당과 주거를 합쳐놓은 듯한 느낌의 구조. 장사가 끝나면 식당은 살림집으로 변하게 되는 마법이 펼쳐지는...ㅎ

 

 

자리에 앉아 주문을 위해 벽에 붙은 메뉴를 둘러봤다. 특히 원산지 표시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라고 자신있게 적어둔 이곳. 청정 자연지역에서 재배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묵은지전골 맛집이라고해서, 묵은지전골(소)과 제육볶음(2인분)을 주문했다. 어떤 맛일지 너무 기대가 되었다.

 

 

 

장단콩맛집의 테이블위엔 파란 버너가 하나씩 놓여있었는데, 자세히보니 직접 페인트칠을 해놓았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어딘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느낌이 들었다. 반찬은 조그만 야채전과 콩자반, 어묵볶음과 김치, 시금치나물. 그리고 쌈채소까지 나왔다. 기본 반찬들이 맛있어서 그냥 밥과 먹어도 한그릇 쉽게 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상추는 주인이 직접 재배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싱싱한 쌈을 싸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주문한 제육볶음이 나왔다. 보통의 제육볶음과 비교했을 때, 양념 색깔은 빨갛기보다는 약간 갈색빛이 더 나는듯 보였다. 양념장 맛도 좋고 고기도 야들야들한데 크기도 적당히 커서, 밥과 먹는데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런게 개인적으로는 제육볶음 국물(?)이 없어서 아쉬웠다. 제육볶음은 양념이 가득담긴 국물에 밥을 비벼 고기를 한점 올려먹는 맛이 최곤데, 그 맛을 즐길 수 없어 아쉬웠다.

 

 

 

친구가 적극 추천한 묵은지전골이 나왔다. 묵은지가 가득 들어있고, 장단콩으로 직접 만든 큼직한 두부가 많이 들어가 있었다. 묵은지는 어찌나 숙성이 잘 되어 있었는지, 살짝만 힘을 줘도 배추의 결대로 쭈욱 찢어지기도 했다. 두부는 직접 만들어서그런지 일반적인 시판용 두부와는 차원이 다른 맛을 냈다. 고소함과 담백함이 더했고, 순두부와 모두부 사이의 중간 정도의 식감이었다. 두부를 좋아하는 나에겐 최고의 맛집이었다. 

 

 

한 국자를 떠서 접시에 담아보니, 묵은지 전골에는 팽이버섯과 느타리버섯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 만두와 돼지고기도 들어있다는 점. 국물도 꽤나 진하고 맛있었는데, 친구가 왜 이집에 데려왔는지를 새삼스레 알게되는 순간이었다. 묵은지 전골을 한입 먹고 제육볶음을 상추쌈에 싸서 먹으면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집밥을 먹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이날 우리 셋은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식사도 했다. 이게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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