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 스튜디오커브 :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액세서리

 

 

평일에는 회사에서 일의 연속, 주말에는 결혼준비의 연속이다. 

요즘 나의 일주일은 이렇다.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다.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해본 기억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지난 주 금요일,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퇴근 후 데이트를 즐겼다.

 

맛있는 것도 먹고 웃고 떠들다보니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더 놀고 싶었으나 다음 날 있을 결혼 준비때문에 일찍 집에 가기로 했다.

 

집에 가려고 합정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수와 합정 사이의 어느 골목을 지날 때쯤, 우연히 이 가게를 발견했다.

 

밝게 밝힌 조명과 하얀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무엇을 파는 곳일까?' 궁금해졌다.

액세서리 샵이었다. studio curve라는 상점이다.

 

가게 입구에 인스타 계정이 적혀있는 걸 보니, 인스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가게인 것 같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영업하고, 월요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13시부터 20시까지라고 한다.

 

 

가게에 들어서니 다양한 액세서리가 가득했다.

밝은 조명이 비추는 곳을 따라 눈을 돌리니, 하얗고 기다란 매대위에 놓인 소품들이 반짝였다.

 

햇살이 비추는 바닷물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만 같았다.

 

 

액세서리도 액세서리지만, 이 곳에서는 감성도 파는 것 같았다.

툭 하고 올려놓은 듯한 디스플레이용 책과 은은히 빛나는 무드등이 은은한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고객을 생각한 매대 구성이 좋았던 것 같다.

구경하기에 적당한 높이의 매대에 진열된 상품과 매장 크기는 작았지만 불편하지 않았던 동선이 인상적이었다.

 

 

스튜디오 커브에서는 목걸이,팔찌,귀걸이 등 다양한 종류의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것은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상품이 걸린 곳에는 작은 글씨로 숫자가 쓰여있다.

대부분의 액세서리 샵에서는 가격을 노출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곳이 마음에 든다.

 

가격 정찰제로 운영하면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손님 입장에선 가격을 묻는 귀찮음이 사라지고, 본인이 생각한 금액 범위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게 입장에선 가격을 묻는 손님의 질문에 일일히 대답하지 않아도 되고, 손님과 가격 문제로 입씨름 할 일이 적어진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이 가게의 운영 방식이 좋다고 생각들었다.

 

 

상품은 보통 2만원에서 4만원 사이였다. 액세서리를 하지 않는 나는 가격이 싸고 비싼지 가늠할 수는 없었다.

가격을 놓고 봤을 땐, 내 입장에선 비싼 축에 속하는 것 겉았다. 하지만 그 생각은 금새 사라지게 되었다.

 

 

스튜디오 커브에서는 상품을 하나 하나 직접 만든다고 한다. 

매장 카운터 옆에 있는 작업실에는 작업도구와 재료가 가득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한 액세서리를 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싸다고 생각했던 가격이 어느 정도 이해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자친구는 귀걸이와 반지에 관심이 있었나보다. 마음에 들어하는 걸 하나 사주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반지를 껴보는데, 맞는 사이즈가 없었다.

내게 맞는 상품이 없으면, 당장 구매할 수가 없다. 아마 이 점은 스튜디오 커브의 단점이 아닐까 한다. 

 

 

결국 귀걸이를 사기로 했다. 가격은 3만 5천원이다.

길게 늘어진 귀걸이었다. 직접 착용해보니 여자친구와도 잘 어울렸다.

 

귀걸이를 구매하니 메롱하는 스티커가 붙은 작은 지퍼백에 담아주셨다.

가격에 비해 포장은 부족한 것 같았다. 이것도 나름의 감성이라고 생각해야하는 것인가?

 

 

아무튼 이렇게 귀걸이를 하나 사고,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합정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데이트 중에 소소하게 선물한 귀걸이 하나. 그것에 행복해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니 나까지 행복해졌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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